교회가 죽어야 예수가 산다.
이전에 책 제목 중에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김경일 저)가 있다.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제목으로도 책의 내용을 대략 알 수가 있다. 저는 오늘날 한국교회와 이민교회를 바라보면서 목회자로서 ‘교회가 죽어야 예수가 산다.’라는 불경스럽고 도발적인 생각한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나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이나 한국교회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서 희망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도리어 향후 10~20년 내로 한국교회는 급격하게 쇠퇴하리라 예측하고 있다. 아니 급격한 쇠퇴가 이미 시작되었다. 유럽교회의 쇠퇴는 수백 년이 걸렸고 미국교회의 쇠퇴는 100년이 걸렸지만, 한국교회의 부흥에서 쇠퇴는 불과 반세기도 걸리지 않고 있다. 기독교 역사상 전무후무한 부흥이 있었고 동시에 전무후무한 쇠락의 길을 가고 있다.
한국교회가 쇠퇴하여도 하나님은 죽지 않고 예수님의 구원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하나님과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을 수가 있다. 어떻게 해야 한국교회가 다시 회복될 수가 있을까? 현재 모습의 한국교회가 죽어야 한다. 주님께서 누구든지 주님을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라고 말씀하셨고 죽으면 살고 살면 죽는다고 말씀하셨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예수 이름을 빙자하여 인간의 욕망을 성취하는 데 급급하였다. 세상의 성공, 물질적 번영, 권력과 명예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신앙을 오용하였다. 예수는 한국교회 안에서 또다시 십자가에 죽고 주님이 주인되는 교회는 사라지고 중세의 타락한 로마 가톨릭 교회에 버금가는 타락이 한국교회 안에서 만연되어 있다. 그럼에도 스스로 자가진단과 스스로 개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지 오래되었다.
한국교회가 죽어야 한국에서 예수님이 다시 부활한다. 2000년 전 주님이 유대교와 예루살렘 성전을 향하여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듯이 한국교회의 헐어지고 찢어진 부대에는 주님의 새 포도주(복음의 진리)를 담을 수가 없다. '한국교회가 죽어야 예수가 산다.'는 말은 ‘목사가 죽어야 당회가 산다.’ ‘장로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 ‘교회가 죽어야 예수가 살고, 교회가 죽어야 조국이 살아날 수가 있다.’는 말이다. 모든 희망은 예수 안에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에서는 예수가 죽었거나 이미 떠났다.
이렇게 말하는 목사인 내가 바로 한국교회를 타락시킨 원흉이요, 이민교회를 변질시킨 주범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이 말로는 내가 죽어야 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죽지 않고 한국교회, 이민교회, 목사, 장로, 교인들만 죽으라고 비판하고 소리치는 위선자, 외식하는 바리새인과 같은 목사이다. 결코, 우리는 스스로 죽을 수가 없다. 주님의 은혜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나는 가족에게 대하는 작은 언어 습관 하나도 평생 고치지 못하고 알량한 자존심을 내세우는 좀팽이 같은 존재이다. 그럼에도 내가 어떤 존재인가,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를 정직하게 자각하고 영성을 논하기 전에 최소한 인간으로서 정직함을 추구하고 상식을 존중하고 언행에서 사람으로 품위를 지키는 일부터 행하려고 기도하며 노력하려고 한다. 또한 교인들에게 그리스도인 이전에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정직, 상식, 품위를 지키는 삶에 동참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
주여! 작금의 한국교회가 죽어지게 하소서! 이 못난 목사가 죽게 하소서! 우리 교회가 죽게 하소서. 그리하여 진정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는 새로운 교회가 이 땅에 세워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