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4-30 11:35
맥도날드에서 만난 소년
인쇄
 글쓴이 : 박종식
조회 : 197  

맥도날드에서 만난 소년

얼마 전에 교회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에 햄버거를 먹으로 갔다. 햄버거를 주문하여 거의 다 먹었을 때 개구쟁이 소년 4명이 스쿠터를 타고 놀다가 햄버거를 사 먹으러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소년들은  5~7학년 정도였다. 소년들은 돈이 부족해서 가격이 가장 저렴한 치즈버거만 사서 음료수도 없이 먹고 있었다. 그런데 3명의 소년은 햄버거를 먹고 있는데 나이가 가장 어려 보이는 소년은 먹지 않고 있었다. 어떤 아이는 햄버거를 2개를 먹고 있었다. 왠지 햄버거를 먹지 않고 있는 아이에게 마음이 쓰였다. 왜 저 아이는 햄버거를 먹지 않는 것일까? 아마도 돈이 없어서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는 것 같았다. 햄버거를 먹는 소년들이 함께 나누어 먹지 않고 자기들만 먹는 것을 보면서 가장 순수해야 할 나이의 어린 소년들이 친구에 대한 사랑과 우정이 없는 이기적인 모습이 슬프기도 했다. 돈이 없어 혼자 햄버거를 먹지 못하는 저 어린 소년은 얼마나 먹고 싶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찡하였다. 햄버거를 먹은 소년들이 햄버거를 다 먹고 햄버거 포장지를 먹지 못한 소년의 얼굴에 던지며 장난을 쳤다. 녀석들의 행동에 화가 났다. 자세히 보니 햄버거를 먹지 못한 소년의 운동화 바닥이 다 달아서 구멍이 나 있었다. 소년의 가정이 얼마나 가난할지 짐작할 수가 있었다.

어린 소년은 햄버거를 먹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먹지 못하고 혼자 식당 밖으로 나갔다. 그 아이를 따라 나가서 그 소년에게 햄버거를 사 주겠다고 하니까 깜짝 놀라며 정말이냐고 물었다. 식당 안으로 소년을 데리고 들어가 음료수와 감자튀김이 포함된 콤보를 사 주었다. 순식간에 다른 친구들을 가장 싼 치즈버거를 음료수도 없이 먹었는데 이 아이는 콤보로 햄버거와 음료수 그리고 감자튀김까지 먹게 되어 상황이 역전되었다. 소년은 모르는 사람의 호의에 놀라며 좋아했다. 돈을 대신 지불하고 편안하게 먹게 하려고 식당을 나와 교회로 왔다.

10불 미만의 돈으로 어린 소년에게 햄버거를 사 주었다. 나는 그 소년에게 햄버거를 사 준 것은 먹고 싶은 배를 채워주는 것보다 사랑과 용기를 주고 싶었다. 아직도 세상에는 사랑과 희망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 아이가 커서 성인이 되어 누군가에게 더 많은 사랑을 베푸는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기도했다. 마음으로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고 따스한 눈웃음이라도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이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의 향기일 것이다.

 


 
 

일반형 뉴스형 사진형 Total 14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4 부스러기라도 좋습니다. 박종식 05-26 211
13 맥도날드에서 만난 소년 박종식 04-30 198
12 지나간 자리의 흔적 박종식 07-16 457
11 밤하늘의 아름다움과 인생 박종식 01-03 850
10 교회가 죽어야 예수가 산다. 박종식 08-14 1100
9 기다림의 미학 박종식 03-23 788
8 역지사지의 크리스천 박종식 02-26 1062
7 마지막처럼 박종식 11-12 866
6 감사는 환경과 비례하지 않습니다. 박종식 10-27 987
5 더욱 아름다운 것 박종식 10-10 745
4 관계는 신뢰입니다. 박종식 09-03 702
3 나는 주님의 제자입니까? 박종식 08-14 1110
2 소문(所聞)을 소문(笑聞)으로 박종식 08-10 847
1 95살 어른의 일기를 읽고서 박종식 08-09 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