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易地思之)의 크리스천
고사성어 중에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상대의 처지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라.’는 뜻이다. <맹자>에
나오는 말이다. 예수님께서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마 7:12)고 말씀하셨다. 맹자의 말보다 예수님의 말씀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이해할 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먼저
해주라는 말씀이다. 이 말씀이 모든 성경말씀의 근본 원리임을 강조하셨다. 인간관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은 경우에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여 상대방에 대한 잘못된 오해와 비판을 쉽게 한다. 이로 인하여 서로의 관계가 깨어지고 서로가 불행을 경험한다. 그래서 성현들은 역지사지를 강조하였다.
한국의 대중가수 중에 이문세씨가 공연을 할 때마다 맨 앞자리에 와서 인상을 쓰고 앉아서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이문세씨는 그 사람이 자신의 공연에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사람은 공연장 앞자리에서 항상
인상을 쓰고 앉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서 그 사람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편지에서 공연 때마다 맨 앞자리에 인상을 쓰고 앉아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였다. 그분은 시력이 아주 많이 나빠서 공연을 멀리서는 잘 볼 수가 없는 사람이었다. 더군다나 청력에도 난청이 있어 잘 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항상 앞에 앉아서 공연을 관람을 한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그가 이문세씨의 노래가 너무 좋아서
공연장 맨 앞에서 이문세씨의 노래의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인상을 쓰고 공연을 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시력과 청력에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보다 이문세씨의 음악을 좋아하는 열혈 팬이였다. 이문세씨는 그분의 사연을 알기 전에는 그 사람이 공연장에 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그분의 사연을 알고 난 후에는 그 사람이 앞자리에서 자신의 음악을 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기뻤는지
모른다고 하였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기 전과 이해를 하고 난후에 똑같은 상황을 대하는 자세에 엄청난 차이가 생기게 된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일들이 우리의 삶 속에서도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
살면서 상대방에 대하여 나의 입장에서만 생각을 함으로 크고 작은 오해를 하는 실수를 하게 된다.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내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오해를 하거나 잘못된 선입견을 가질 때가 많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은 오해는 바로 하나님에 대한 오해이다. 하나님이 마치 나와 같은 줄로 생각하여 나의
수준으로 나의 관점에서 하나님을 마음대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원망과 불평을 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하나님의 뜻을 조금이나마 이해를 할 때가 수없이 많다. 믿음이라 나의 관점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관점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동시에 나이 입장에서 상대방을 생각하기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생각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다. 그것을 예수님은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말씀이고 성현들이 말한 바로 역지사지의 지혜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 신앙이 성숙해 진다는 것은 바로 자기 중심적인 생각의 틀을 벗어나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을 해보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다.